미디어 네트워크의 진화

Evolution of Media Network

미디어는 ‘관계’를 만들고 매개하는 도구다. 대화를 하고, 영화를 보고, TV를 시청하고, 사진을 공유하고, ‘좋아요’를 누르는 모든 행위는 관계를 만든다. 송수신자가 콘텐츠를 전달, 소비, 공유하는 과정에서 어떤 관계가 만들어지는가에 따라 미디어 각각의 특성이 두드러지고, 그에 따라 미디어가 정의된다. 텔레커뮤니케이션은 멀리 있는 사람을 가깝게 만들었다. 매스미디어가 대중이라는 사회관계를 만들어 천편일률적인 문화를 수용하게 하더니, 오가닉 미디어는 사용자 경험만큼이나 셀 수 없이 많은 관계 유형을 만들어내고 있다.

관계를 떠나서는 미디어를 논할 수 없다. 관계는 미디어를 진화시키는 동기이자, 미디어를 매개로 만들어지는 결과물이다.

네트워크는 이러한 관계를 가시화한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모든 미디어는 네트워크다. 유형이 서로 다를 뿐, 모든 관계는 네트워크로 표현될 수 있다(네트워크의 정의와 특성은 2부의 ‘네트워크의 4가지 속성’을 참고하기 바란다). 여기에서는 미디어가 형성하는 사용자 관계를 네트워크로 도식화하고 각각의 특성을 살펴볼 것이다. 그래야 미디어를 이해할 때 컨테이너, 콘텐츠 등의 시각에 매몰되지 않고 사용자 관계 중심으로 진화하는 미디어의 본래 쟁점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대점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Point to Point Network)

점 대 점 네트워크는 네트워크 유형의 기반이며, 미디어에서도 가장 기본이 된다. 모든 네트워크가 여기에서 출발했듯이,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인류의 몸짓과 구어는 점 대 점 네트워크를 형성한 태초의 미디어이며, 여기에서 다양한 미디어 유형이 파생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점대점 네트워크는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의 근간이 된다.

점 대 점 네트워크는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의 근간이 된다.

1. 특성: 상호 연결성 (Interconnectivity)

점 대 점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미디어는 우리의 의사소통에서 가장 필수적인 미디어로 자리해왔다. 전화, 메신저, 메일 등이 대표적이다. 커뮤니케이션 형태와 기능은 서로 다르지만 이들은 크게 두 가지 공통된 특징을 지닌다.

첫째, 상호 연결성을 전제로 한다. 기본적으로 송수신자가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하려면 서로 동일한 주소 체계를 사용해야 하며, 상대방의 주소(전화번호 등의 코드를 포함하여 메시지를 어디로 보낼지를 나타내는 단위)를 미리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송신자와 수신자의 역할이 정해져 있지 않고 서로가 송수신자의 역할을 겸하는 양방향 네트워크라고 하겠다.

둘째, 양쪽이 모두 서로의 주소를 알고 있는 상황이어야만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긴밀하고 긴급한 메시지를 주고받는 데는 적합하지만 메시지를 한 번에 양적으로 확산시키기는 어렵다. 다만, 메시지 교환에 참여하는 노드의 수를 일정 부분 확대할 수는 있다. 전화처럼 일대일로 연결된 경우 외에도 메신저의 그룹 채팅 등 상호 연결된 노드의 수를 확장하는 경우를 말한다.

점대점 네트워크의 특성을 기반으로 미디어를 확장할 수 있으며 그림은 그룹(다자간) 채팅 또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유형화한 것이다.

점 대 점 네트워크의 특성을 기반으로 미디어를 확장할 수 있으며 그림은 그룹(다자간) 채팅 또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유형화한 것이다.

위의 도식은 여러 명이 상호 연결되어 있는 다자간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보여주고 있다. 2개의 노드로 구성된 점 대 점 커뮤니케이션이 확장된 미디어 유형이다. 참여자의 수는 확대되더라도 상호 연결성은 그대로 적용되며,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노드의 수를 무제한으로 확대(랜덤 채팅 등)하는 것보다 소규모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점 대 점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반드시 실시간성이 강요되는 것은 아니다. 상호 연결성을 전제로 하되, 메일처럼 비동기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 경우는 종이 편지를 쓰든, 이메일을 보내든, 메시지를 보내든 간에 전송된 시간에 관계없이 언제고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고, (등기, 메시지 ‘읽음’ 표시 등으로) 수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순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이 세 가지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한 사례를 통해 네트워크의 확장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2. 변형: 이메일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이메일은 점 대 점 네트워크의 특성에서 출발하여 미디어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메일에서는 제3자에게 메시지를 재전송하는 경우 메시지의 흐름에 따라 이메일의 링크와 노드가 유연하게 확장될 수 있다.

이메일 네트워크는 @주소체계를 기반으로 메시지의 교환, 전달, 확산이 동시에 가능하다. 메시지의 전달, 확산이 가능한 다른 미디어(SNS 등)에 비해 우체통 하나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고 그에 대한 관리가 수월하므로 네트워크 진입장벽이 낮고 사용성과 지속성이 높다.

이메일 네트워크는 @주소체계를 기반으로 메시지의 교환, 전달, 확산이 동시에 가능하다. 메시지의 전달, 확산이 가능한 다른 미디어(SNS 등)에 비해 우체통 하나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고 그에 대한 관리가 수월하므로 네트워크 진입장벽이 낮고 사용성과 지속성이 높다.

위의 도식은 이메일의 네트워크 형태를 단순화한 것이다. 메시지의 흐름에서 볼 수 있듯이 사용자는 서로 상호 연결 가능한 관계에 있고 실시간으로 소통하지 않는다. 순차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동안 메시지의 전달, 확산과 함께 네트워크도 확산되는 모양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A는 B와 C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총 6명에게 메시지가 수신되었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제3자인 D를 통해서 받게 된다. 이것은 인류가 기술적 도구 없이도 만들어온 소셜 네트워크와 동일하다. 메시지를 교환하고 지식을 전달하고 확산하고 소통하는 방식 그대로를 보여준다. 다만 이메일에서는 이에 대한 모든 기록과 흔적이 남고 추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르다고 하겠다.

다른 미디어에 비해 이메일이 업무용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이유는 수신한 메시지의 저장뿐 아니라 메시지의 확산 경로를 실타래thread 방식으로 열람, 공유하고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상호 연결성, 즉 상호 소통 가능한 주소 체계를 노드로 하여 커뮤니케이션하는 점 대 점 커뮤니케이션의 특성에서 파생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일대다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점 대 점 네트워크에 비해 일대다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상호 연결성이 필요 없다. 송신자와 수신자의 역할이 고정되어 있으며, 일방향 링크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신문, 라디오, TV 같은 매스미디어가 가장 대표적인 예다. 물론 SNS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모두 공개’를 설정하여 메시지를 확산시킬 수도 있지만 받은 메시지에 반응할 수 있는 수많은 통로(댓글, 좋아요, 리트윗 등)를 배제하고 SNS를 말할 수는 없다.

신문, 라디오, TV 등의 매스미디어는 일대다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신문, 라디오, TV 등의 매스미디어는 일대다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1. 특성: 일방향성

특히 브로드캐스팅 기반의 방송 미디어는 동시간대에 불특정 다수에게 일괄 전달된다. 미디어 환경이 계속 발전하더라도 송신자가 ‘대중(mass)’이라는 그룹을 타깃으로 하는 한, 방송사와 수신자(대중)의 관계는 일대다의 피라미드형 네트워크를 유지하게 된다. 이 경우 콘텐츠 제공자(방송 사업자)와 수신자의 직접적인 상호작용 채널은 네트워크상에서 존재하지 않으며 간접적으로 네트워크 외부 공간(드라마 홈페이지, 포털 검색과 SNS, 블로그, 오프라인 토론 등)에서 보완적 방식으로만 가능하다.

여기서는 수신자 간 관계가 대중이라는 이름으로 형성된다. 위의 도식에서처럼 네트워크의 구성원들은 송신자(방송사)를 매개로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직접 커뮤니케이션하지는 못한다.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3부의 ‘시간과 공간의 관점에서 본 미디어의 역사’ 참고), 대중은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도 같은 메시지를 수신하되 서로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서로에게 익명으로 존재하는 그룹의 구성원일 뿐이다.

이에 따라 방송사가 메시지를 통제하게 되고 동일한 메시지를 수신하는 구성원들이 ‘대중문화’라는 보편적 문화를 수용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미디어 학자 폴 F. 라자스펠드(Paul F. Lazarsfeld)가[1] 제시한 ‘2단계 커뮤니케이션 흐름 이론(2-step flow of communication)’[2]에서와 같이 방송사가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피니언 리더층을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2단계 커뮤니케이션 흐름 이론 또한 피라미드형 일방향 네트워크 구조에서 파생된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3]

2. 변형: 참여형 매스미디어

스마트폰, PC 등으로 스크린이 확대되면서 매스미디어의 소비 형태는 점차 변하고 있다. TV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응원하는 가수에게 휴대폰으로 투표하여 순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채팅을 하면서 스포츠 중계를 볼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수용자들의 소비 행태가 ‘대중’이라는 관계를 수정하지는 못한다. 여전히 방송사의 프로그램(콘텐츠)에 매개된 관계다. 방송사가 소유하고 주도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다양해져도 메시지를 통제하는 주체가 변하지 않는 한 일방향 네트워크 구조는 유지될 것이다.

반면 팟캐스팅과 인터넷 방송, 동영상 재생 서비스 등의 새로운 서비스 유형이 기존 매스미디어의 역할을 대신하며 진화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일대다 네트워크에서 출발했지만 선택의 범위가 넓어지고 링크의 종류도 일방향에 국한되지 않도록 하여 네트워크 확장을 시도한다. 누구나 1인 방송국이 될 수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피드백을 할 수 있다. 능동적으로 메시지를 생산하고 공유하고 소비함에 따라 권력에 의한 통제는 점차 어려워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특정 사업자가 미디어를 통제할수록 네트워크 형태는 딱딱하게 고정되지만, 통제에서 자유로워질수록 네트워크는 유연해지고 유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의 다대다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대다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여기서부터는 네트워크의 유형이 훨씬 복잡해진다. 기본적으로 점 대 점의 상호 연결성(양방향성)을 전제로 하면서도 동시다발적인 일대다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 여기서는 미디어가 미리 정해놓은 상호작용 규칙과 사용자가 규칙을 경험하면서 만드는 문화가 다시 상호작용을 한다. 그래서 규칙이 있으되 유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디어가 된다. 이른바 오가닉 미디어다.

모든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유형이 유기적으로 진화할 수 있지만 사용자 관계가 기본적으로 다대다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성장하는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여기에서는 미디어의 형태에 미리 정해진 것이 없다. 사용자의 매개 활동이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 네트워크의 성장이 곧 미디어의 진화를 만든다. 이것이 오가닉 미디어의 질서이고 법칙이다. 소통하고 기록하고 찾고 보관하고 공유하는 다양한 활동 과정에서 사용자의 경험 범위가 훨씬 더 넓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다.

1. 구독형(Follower) 네트워크 (트위터)

트위터의 사용자 관계는 구독 관계이며 일방향의 '팔로우 네트워크 (Follower Network)'를 구성하고 있다.

트위터의 사용자 관계는 구독 관계이며, 일방향의 ‘구독 네트워크 (Follower Network)’를 구성하고 있다.

트위터는 구독을 기반으로 하는 다대다 네트워크다. 서로를 구독할 수도 있지만 일방향으로 구독할 수 있으므로 위의 도식에서처럼 매스미디어와 유사한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수 있다. 다만 여기서는 서로를 구독할 수 있는 구조, 직간접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구조가 트위터 네트워크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여러분이 구독하는 사람의 트윗에 반응하기 위해 꼭 양방향 구독 상태일 필요는 없으며, ‘@+상대방 아이디’ 표기 등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또한 매스미디어 네트워크와는 달리 중심이 없고 다양한 허브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서는 ‘트위터 서비스 구조 해부하기’에서 자세히 다룰 텐데, 네트워크 전체를 누가 통제할 것이냐는 관점에서 봤을 때 다대다 네트워크의 전형인 트위터에서는 네트워크 전체를 통제할 수 있는 주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2.  친구형(Friends) 네트워크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친구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다. 친구가 되려면 양방향 합의가 필요하다. 페이스북에서는 신청과 수락이라는 표현 대신 ‘상대방이 나를 친구로 추가했다’고 알려주고 내가 ‘그를 친구로 확인(confirm)’하면 링크가 생성된다. 다음 도식은 친구 네트워크를 단순화한 것이다.

구독 네트워크와 달리 친구 네트워크는 신청-수락 관계가 필요한 양방향 네트워크다.

구독 네트워크와 달리 친구 네트워크는 신청-수락 관계가 필요한 양방향 네트워크다.

친구 네트워크는 삼삼오오 형식으로 다분히 폐쇄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양방향으로 서로를 친구로 인정해야 하는 장벽 때문인데, 친구의 친구와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유상종으로 모여지기도 한다. 페이스북은 이렇게 네트워크가 소규모로 단절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친구를 추천하는 기능을 일찌감치 도입했다.

페이스북은 실제로 친구의 개념(범위)을 크게 확장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우리 친구하자’라고 선언하기보다는 서로 자주 스치고 대화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친구 관계가 맺어진다. 그렇다 보니 우리는 학교, 직장, 동호회, 교회 등의 서로 분리된 여러 커뮤니티에 속해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페이스북에서는 (대부분 오프라인 친구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확대가 시작되지만) 다수의 네트워크가 하나로 연결된 모습을 띠고 있다. 어떤 경로와 관심과 이유로 친구가 되었든 간에 이들은 여러분의 소식을 받아 보는 하나의 그룹으로 작동하게 된다.

단일화된 네트워크 때문에 관리하기가 어렵고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용자들도 늘고 있지만[4] ‘연결’ 빈도가 늘어날수록 페이스북의 전체 네트워크 효과는 더욱 커진다. 친구 네트워크(점 대 점, 양방향)로 시작한 페이스북은 노드의 연결이 확대됨에 따라 소식을 확산하는 미디어(일대다, 일방향)의 장점을 결합하면서 그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되었다.

3. 중개형(Matchmaking) 네트워크 (구글)

구글은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가장 단거리로 제공하는 역할에 충실한 다대다 네트워크다. 사용자가 찾는 사람을 직접 연결해주거나 찾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연결해준다. 이들은 서로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고 단순히 정보만 선택하고 잊어버리는 인연일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연결된 페이지의 소유자, 저자 등이 게재해놓은 문서, 블로그, SNS 등에서 네트워크의 확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지금의 인터넷 공간에서는 내게 제안된 정보를 ‘누가’ 작성했는지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정보의 출처와 작성자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사람과 간접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점차 높아진다. 구글은 누구와(무엇과) 연결될 것인지를 ‘제안’하는 역할에 충실한 미디어다.

구글은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사람 또는 문서)를 가장 빠르게 연결시켜주는 '중매형' 네트워크이다. 정보를 제공한 퍼블리셔를 간접적으로 연결해주는 결과를 가져온다.

구글은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사람 또는 문서)를 가장 빠르게 연결시켜주는 ‘중개형’ 네트워크다. 정보를 제공한 사람을 간접적으로 연결해주는 결과를 가져온다.

위의 도식에서 볼 수 있듯이 구글은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서를 색인으로 만들어 목록으로 가지고 있고, 사용자가 원할 때마다 최적의 정보(원하는 정보에 가장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방법)를 제안하므로 네트워크의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다. 구독도, 친구도, 구매도 필요 없다. 여기서 구글의 역할은 전형적인 중개자의 역할과 같다. 확보하고 있는 리스트가 많을수록, 그리고 무엇을(어떤 이상형을) 찾고 있는지 파악하면 할수록 연결(중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용자의 신뢰를 얻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구글을 찾는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그 모든 사용자 활동은 구글이 사용자 신뢰를 확보하는 데이터로 활용되므로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4. 징검다리형(Mediated) 네트워크 (아마존)

아마존은 판매자(seller), 구매자(buyer), 협력자(associate)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모델이다. 이들의 활동이 아마존의 매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아마존은 판매자(seller), 구매자(buyer), 협력자(associate)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모델이다. 이들의 활동이 아마존의 매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아마존은 사용자가 제품에 매개된 징검다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아마존은 왜 오가닉 미디어인가?’에서 언급했듯이, 여기서 사용자는 직접적인 관계를 맺지 않지만 구매 관계와 리뷰 등이 메시지가 되어 사용자를 서로 연결하고 있다. 사용자가 제품을 구경하고 구매를 하고 그 제품에 대한 평가를 하는 모든 행위를 콘텐츠(메시지)로 가공하고 있는 것이고, 사용자들은 일방향이든 양방향이든 서로에게 도달할 방법을 찾지도, 관계를 관리하지도 않는다.

인터넷상의 모든 사용자 활동과 흔적은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여기서는 어떻게 사용자 흔적을 의미 있는 데이터로 만들 것인지, 즉 사용자를 원하는 제품과 얼마나 똑똑하게 연결시켜줄 것인지, 그래서 어떻게 사용자의 시간을 아껴줄 것인지가 중요한 숙제가 된다. 콘텐츠로 매개된 사용자 관계는 결국 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한번 연결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징검다리를 건너듯 계속 매개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아마존에서는 추천 시스템이 이를 기반으로 한다.

정리해보면, 페이스북·트위터·구글·아마존 네트워크는 서로 유형은 다르지만 크게 두 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첫째, 노드 간의 링크가 무작위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다대다 네트워크는 여러 노드가 동시다발적으로 링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 전제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네트워크의 진화는 무질서한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대다 커뮤니케이션은 수없이 많은 관계를 만들 수 있지만 그 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네트워크의 진화는 일관된 규칙과 반복된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진다.

위의 사례들에는 구독, 친구, 중개, 매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질서가 있고 이에 대응하는 사용자의 활동과 습관이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은 각각 일관된 방식으로 하나의 규칙에 집중했다. 그 결과 네 서비스의 사용자 관계는 서로 중복되지 않으며 일종의 보완적 관계를 형성한다. 네트워크는 사업자가 최초에 제공한 규칙으로 작동하지만 마지막에 확장을 주도하게 되는 것은 사용자의 활동이다. 이는 네 서비스가 모두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성이다.

둘째, 각각의 네트워크는 폐쇄적이지 않고 열려 있으며, 이종의 네트워크 간 연결을 허락하고 있다(네트워크의 개방성은 2부의 ‘네트워크의 4가지 속성’을 참고하기 바란다). 이 미디어들은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승자독식’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다대다 네트워크에서 개방성은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전략이다. 따라서 네트워크의 규모가 확보되는 임계점 이후에는 전략적 선택과 갈등 상황이 계속 개입하게 된다. 네트워크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문제는 결국 어떤 미디어 유형에서든 지속적으로 돌아오는 문제일 수밖에 없다.

사용자 관계가 미디어의 진화를 만든다

지금까지 사용자 관계를 중심으로 미디어 유형을 살펴보았다. 관계는 이 책의 어디를 붙잡고 먼저 읽든 간에 책 전체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다. 사용자 관계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유형화해보면 한 가지 중요한 시사점에 도달한다.

점 대 점 네트워크도, 커뮤니티 유형도, 이메일도, 심지어 매스미디어까지도 실제로는 모두 오가닉 미디어로 진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메시지 전송의 기술적 한계를 벗어나면 사용자 관계를 어떻게 진화시킬 것이냐는 문제만 남는다.

점 대 점, 일대다, 다대다 네트워크에서 살펴본 것처럼 모든 네트워크 유형은 서로 연계되어 있다(네트워크의 유기적 성격은 2부의 ‘네트워크의 4가지 속성’을 참고하기 바란다). 서로 완벽하게 배타적인 관계의 네트워크는 불가능하며, 지속적인 형태 변이가 가능하다. 또한 기술적으로 자유로워진 만큼 사용자 관계를 진화시킬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방송 콘텐츠도 다대다 방식으로 전송할 수 있고, 이메일이 확장된 서비스 형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어떤 사용자 관계를 만들 것이냐는 문제뿐이다.

‘미디어는 네트워크다’라는 말은, 결국 미디어의 진화가 (미디어가 매개하는) 사용자 관계에 따라 결정된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이 단락에서는 사용자(송수신자) 네트워크에만 집중하여 미디어별 비교를 단순화하려고 노력했다. 사용자 관계가 모든 미디어를 규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쟁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가닉 미디어에서는 사용자 관계 외에도 콘텐츠(메시지) 간 네트워크, 사용자와 메시지가 연결된 구조 등 여러 관점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이어지는 ‘트위터 서비스 구조 해부하기’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갈림 길>


  1. "Paul Lazarsfeld,"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Paul_Lazarsfeld, [Accessed on Oct 1, 2013].
  2. "Two-step flow of communication,"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Two-step_flow_of_communication [Accessed on Oct 1, 2013].
  3. Lazarsfeld P., Berelson B., Gaudet H., The People's Choice: How the Voter Makes Up His Mind in a Presidential Campaign, Columbia University Press, New York, 1944.
  4. Jennifer Van Grove, "Why teens are tiring of Facebook," Cnet, Mar 2, 2013, http://news.cnet.com/8301-1023_3-57572154-93/why-teens-are-tiring-of-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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