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의 3 요소

3 Components of Media

앞에서 우리는 미디어를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도구와 환경’이라고 정의했다. 이에 따르면 미디어에는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스마트폰 같은 전통적 개념의 미디어도 포함되지만 SNS, 검색, 소셜 커머스 등의 인터넷 서비스도 포함된다. 그뿐 아니라 강의실, 교회, 학교처럼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공간도 미디어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물리적인 틀을 갖춘 전통적 의미의 미디어든, 손에 잡히는 형태가 없는 SNS 같은 각종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든, 또는 기술적인 요소를 전제하지는 않지만 강의실처럼 사회적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공간이든 간에, 이들은 공통적으로 세 가지 요소를 지닌다. 컨테이너와 콘텐츠, 컨텍스트가 바로 그것이다. 이 세 가지는 미디어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이며, 미디어를 해부해서 볼 수 있는 틀이다.

미디어는 컨테이너, 콘텐츠, 컨텍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미디어를 이 3가지 요소로 해부함으로써 미디어의 진화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

미디어는 컨테이너, 콘텐츠, 컨텍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미디어를 이 세 요소로 해부함으로써 미디어의 진화를 설명할 수 있다.

미디어는 컨테이너, 콘텐츠, 컨텍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미디어를 이 3가지 요소로 해부함으로써 미디어의 진화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종이책에서는 손에 잡히는 책 모양이 컨테이너이며, 텍스트와 이미지로 구성된 스토리(내용물)가 콘텐츠이고, 독서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컨텍스트다. 미디어는 이 각각의 요소들이 어떤 성격을 띠고 있는가에 따라 서로 구분된다. 중요한 것은 지금 오가닉 미디어에서 이 세 요소들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미디어의 진화가 어떻게 가시화되고 있는지 세 가지 관점에서 알아보기로 한다.

컨테이너의 다양화와 구조적(Structural) 컨테이너

컨테이너는 내용물을 담고 저장하고 운반하는 데 사용되는 도구 및 장치를 말한다. 이를테면 그릇, 물병, 상자, 트럭, 창고 등을 말한다. 담겨 있는 내용물이 콘텐츠(contained)라면 컨테이너는 한마디로 ‘담고 있는(containing)’의 의미를 지닌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일상생활 속에서 컨테이너는 자연스럽게 물리적 형태를 지닌 것을 지칭해왔다. 미디어의 경우는 책, 편지, 신문, 텔레비전, 라디오 등 메시지(내용물, 콘텐츠)를 담고 있는 물리적 단위들이 전통적으로 컨테이너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PhysicalContainer

다양한 물리적 컨테이너의 사례.

그런데 인터넷 기반 미디어의 진화는 무엇보다 물리적 컨테이너의 형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텍스트는 이제 페이지에 순서대로 담기지 않고 인터넷 공간에 존재하는 수많은 컨테이너들을 통해 완전히 해체되었다. 뉴스는 신문에 담기지 않고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에 한 조각씩 흘러 다닌다. 사람들이 참여하는 방법에 따라 역동적으로 엮이고 해체되고 재구성될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물리적인 틀이 낱낱이 해체되고 ‘구조적인(structural)’ 컨테이너로 대체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물리적 노드인 PC나 스마트폰 등도 컨테이너이지만, 콘텐츠를 담고 있는 블로그 포스트나 SNS의 타임라인(또는 스트림(stream)), 140자의 트윗, 댓글, 스마트폰에 존재하는 수십만 개의 애플리케이션[1] 등이 모두 콘텐츠를 담아 전달하는 단위, 즉 컨테이너다. 이들은 어떤 ‘구조’로 콘텐츠를 생산・제공・유통시키느냐에 따라 차별화된다.

구조적 형태로 컨테이너의 다양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구조적 형태로 컨테이너의 다양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패스(Path), 핀터레스트(Pinterest) 등은 모두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쓸 수 있는 곳이지만 포스트, 140자의 글, 이미지 스크랩 등 제각기 다른 구조의 컨테이너로 구성되어 있다. 중요한 점은 이와 같은 컨테이너의 구조가 언제든지 수정되고 변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텔레비전의 컨테이너는 단번에 바꿀 수 없다. 자동차의 컨테이너를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인터넷 서비스에서는 프로그래밍 코드를 한 줄만 수정해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사용자의 요구와 반응에 따라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 구조적 컨테이너의 특징이며, 기존의 물리적 컨테이너와 다른 점이다. 앞으로 컨테이너는 시장의 요구에 따라 지속적인 형태 변이가 가능하도록 더욱 가볍고 유연한 구조를 띨 수밖에 없을 것이다.

콘텐츠의 해체(fragmentation)와 재구성

컨테이너가 다양화되고 유기적으로 진화하는 현상은 무엇보다 콘텐츠의 성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기서는 두 가지 대립된 현상이 상호작용하면서 그 변화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낸다. 첫째, 각 컨테이너가 제공하는 (해체된) 구조에 종속되어 수많은 유형의 콘텐츠가 조각난 형태로 생산된다. 바로 스토리텔링 방식의 변화다. 둘째, 반대로 이렇게 생산된 콘텐츠들이 각각의 컨테이너에 얽매이지 않고, 이번에는 서로 연결되고 진화·발전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로 재창조된다.

1. 스토리텔링 방식의 변화

컨테이너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콘텐츠의 형식은 해체되고 사람들간의 의사소통 방식도  이미 크게 변화했다. 사람들은 SNS 등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나타난 ‘타임라인’ 또는 ‘스트림’ 등의 글쓰기 형식에 열광하고 있다. 여기에는 페이지의 개념이 없고 반드시 기승전결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카테고리로 구분할 필요도 없다. 시간에 따라 흘러갈 뿐이다.

하나의 주제를 이야기하는 다양한 콘텐츠의 사례. 각각 조각난 콘텐츠들이 모여 하나의 스토리를 이룰 수 있다.

하나의 주제를 이야기하는 다양한 콘텐츠의 사례. 각각 조각난 콘텐츠들이 모여 하나의 스토리를 이룰 수 있다.

위의 이미지는 김연아가 2013년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레미제라블’ 프로그램을 마친 직후의 트위터 화면이다. 왼쪽은 트위터에서 ‘레미제라블’을 검색한 결과이고, 오른쪽은 트위터의 타임라인이다. 유튜브 동영상을 공유하기도 하고[2] 감탄사를 적어서 실시간으로 올리기도 한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이 조각난 콘텐츠들의 합이 하나의 스토리를 형성하게 된다.

이제는 ‘공유될 가치가 있는’ 것만이 콘텐츠가 아니다. 수많은 SNS에는 시시콜콜한 하루 일과가 수없이 올라온다. 현재의 단상을 적기도 하고 아무 코멘트도 없이 지금 보고 있는 광경이나 먹고 있는 음식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나는 어디에 있습니다’, ‘나는 무엇을 보았습니다’, ‘나는 무엇을 먹었습니다’ 따위의 조각이 모두 콘텐츠가 된다.

PathRestaurant

조각난 콘텐츠의 사례.

그런데 이처럼 조각난 콘텐츠들은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좋아하고 누구를 주로 만나는지를 낱낱이 보여준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콘텐츠의 양적인 생산은 우리의 존재 방식, 우리가 사회적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었다. 이 해체된 콘텐츠의 합이 개인을 표현하며, 이는 이제 우리의 사회 활동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각각의 메시지는 재미없는 일상의 한 조각이겠지만, 그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먹고 누구와 만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관한 스트림이 계속되면 (마치 장면의 연속이 영화를 만드는 것처럼) 그 사람의 일대기가 되고 정체성이 된다.

2. 콘텐츠의 연결과 재생산

그런데 여기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이 각각의 조각난 콘텐츠들이 모여서 하나의 스토리만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사용자들의 공유와 연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로 재구성되기도 하며,  콘텐츠 자체에 ‘라이프사이클’이 만들어지기고 한다.

콘텐츠가 연결되고 재구성되는 사례.

콘텐츠가 연결되고 재구성되는 사례.

위의 이미지는 블로그 포스트들을 페이스북에 공유한 사례이다. ‘Voluntary media’라는 제목의 포스트[3]가 블로그에 게재되었고, 이 글이 제3자를 통해 페이스북에 링크되면서 새로운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 글을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의 페이스북에 글이 연결되었을 것이고, 그 지인들의 반응을 통해 다시 여러 네트워크로 확산되고 더욱 풍부한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다.

이것은 콘텐츠들이 연결됨에 따라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말한다. 처음 만들어진 콘텐츠와 공유된 링크들, 참여한 사용자들 간의 관계 등이 모두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중요한 것은 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다양한 노드들 간의 상호작용이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네트워크는 끊임없이(혹은 매우 단기간에) 진화의 과정을 거친다(이와 같은 메커니즘은 사용자의 ‘매개’ 작용을 도식화하여 설명한 글, 4부의 ‘출판은 곧 매개다’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콘텐츠의 구조가 ‘해체와 재구성’이라는 진화 과정을 겪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이 컨테이너와 상호작용하면서 앞으로 미디어의 변화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연결’은 미디어와 콘텐츠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컨텍스트 역할의 변화와 확장

사용자가 콘텐츠를 이렇게 연결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컨텍스트’가 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가 내용물을 담고 있는 구조라면, 컨텍스트는 이러한 컨테이너의 구조가 허용하는 사용자의 ‘참여 환경’이다. 이 컨텍스트가 미디어를 구성하는 마지막 요소다.

컨테이너들이 다양해질수록 사용자의 소비 행태도 하나로 제한되지 않고 더욱 다양해졌다. 미디어를 사용(소비)함에 있어 이렇게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컨텍스트다. 예를 들어 종이책을 읽고 있다면 밑줄을 칠 수 있는 연필과 따뜻한 커피 한 잔, 조용한 공간 등이 독서를 돕는 컨텍스트가 될 수 있다. 그럼 인터넷 기반 미디어에서 컨텍스트는 어떻게 확장되는가? 웹북, 전자책에 저자가 제공하는 하이퍼링크(참고 자료에 대한 링크 등)가 있다면 이것이 새로운 컨텍스트가 될 수 있다. 이는 콘텐츠 제공자가 이미 만들어놓은 것을 그대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창의적인 방식으로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컨텍스트를 제공하고 확장하는 것은 인터넷 서비스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오가닉 미디어 시장에서는 이것이 서비스의 영향력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아래 이미지는 인터넷 서비스 전문 저널 《매셔블Mashable》[4]의 화면이다. 제목 아래 나열된 버튼은 이 기사를 다양한 곳으로 옮겨갈 수 있게끔 한다. 그리고 이 기사가 얼마나 공유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는지 숫자로 보여주고 관심을 끄는 역할도 하고 있다.

미디어에서 컨텍스트의 확장은 콘텐츠의 연결을 유도하고 네트워크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미디어에서 컨텍스트의 확장은 콘텐츠의 연결을 유도하고 네트워크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물론 외부로 퍼가거나 공유할 수 있게 하는 버튼을 기계적으로 많이 제공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사용자가 그런 환경을 사용해 실제로 행위를 취해야만 한다. 즉, 컨텍스트의 효과는 사용자가 실행하기 전까지는 잠재적으로만 존재하며, 오직 사용자의 행위를 통해서만 발현되고 확장된다.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연결하고 반응하는 과정을 통해 콘텐츠가 연결될 뿐 아니라 사용자와 사용자, 사용자와 콘텐츠의 관계가 확장된다. 이 과정에서 각자가 생성한 링크는 누군가에 의해 또다시 확장될 수 있는 컨텍스트를 제공하는 셈이다. 이렇게 확장된 컨텍스트가 지금 경계도 없고 끝도 없으며, 유기적이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인터넷 공간의 모습을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미디어를 구성하는 3요소를 언급하고 각각의 정의와 진화 현상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이 단락은 세 요소의 쟁점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서론에 해당한다. 각각의 진화는 이 글에서 설명한 것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복합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구체적인 진화 방향과 시사점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글에서 하나씩 차분히 살펴보고자 한다.

<갈림 길>


  1. Shara Tibken, "Google ties Apple with 700,000 Android apps," Cnet, Oct 30, 2012, http://news.cnet.com/8301-1035_3-57542502-94/google-ties-apple-with-700000-android-apps/.
  2. "2013 ISU Figure Skating World Championship FS Kim Yuna Les Miserables," ISU World Figure Skating Championships 2013, London, Canada,, Mar 16, 2013, http://www.youtube.com/watch?v=iOw2oY4NZYI, [Accessed on Oct 1, 2013].
  3. Jeff Jarvis, "Voluntary media," BuzzMachine, Mar 3, 2013, http://buzzmachine.com/2013/03/03/voluntary-media/.
  4. http://mashable.com/.

2 Responses to 미디어의 3 요소

  1. 김동곤 on 3월 2, 2016 at 12:44 오후 says:

    G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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